제가 가본 제주여행 중 자연과 관련된 좋은기억이 있는곳은 에코랜드였습니다. 어느 계절에 방문해도 좋고(폭우나 폭설은 제외) 기차를 타고 가다 멈추는 정거장에서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 시간가는줄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제주여행에서 곶자왈을 가고난뒤 다시금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곶자왈에 대해 보고 듣고 느낀것을 공유할까 합니다.
이곳 곶자왈환상숲에 오시면 혼자 다녀도 좋지만 꼭!!! 숲해설과 함께 하시는걸 추천합니다.
길은 약간 험하긴 하지만 혼자 걸을 수 있는 분들은 가능할거예요.
숲 해설 하시는 선생님의 아버지가 반신불수가 되어 힘겨워하실때 매일같이 이 숲에 들르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몇년을 다닌 뒤 점점 몸이 좋아지는것을 느끼며 이 숲을 지키기 위해 여러가지 활동을 하셨다고 하네요. 그리고 아버지가 힘겹고도 즐겁게 숲과 함께 살아가는것을 본 따님이 다니던 연구소를 그만두고 아버지와 함께 숲도 가꾸고 숲해설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숲에 방문한 분들과 인연이 닿아 서울-제주의 장거리 연애끝에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버지와 따님의 이야기는 숲해설을 끝내고 돌아오는길에 사진과 글로 적혀있었지만 직접 확인하시라고 별도로 올리진 않겠습니다.
입구 부근에서 본 신기하게 생긴 꽃, 찾아보니 스파이더 릴리(Spider Lily)라고 하네요. 이게 백합이라니...
곶자왈은 화산폭발 후 용암이 흘러내려 발생한 돌무더기 위에 생긴 숲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엔 흙이 없어요.
곶자왈과 아닌곳을 구별하는 방법은... 땅에 흙이 있는지 없는지 보면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늘 15도 정도의 바람이 불어온다고 해요. 그래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해서 남방과 북방의 식물들을 한곳에서 볼 수 있답니다.
흙이 없는데 어떻게 저렇게 식물이 자라죠? 식물은 뿌리가 흙속에 파묻혀있어 물과 각종 양분을 빨아들이지 않나요?
나무도 있고 흙도 있는거 같은데 무슨말일까요?
그리고 여기는 정글인가요? 타잔에서 나오는 나무덩굴들은 왜이리 많아보이죠?
그리고 저런 나무덩굴은 나무를 감고 올라가야하는데 높은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덩굴은 대체 정체가 뭘까요?
위의 두장의 사진으로 설명해 드리자면...
왼쪽의 사진에 길게 뻗은 뿌리가 보이시나요? 그리고 그 뿌리 사이에 있는 돌덩이들도 보이시죠? 저 돌덩이들을 모아서 맞춰본다면 하나의 바위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뿌리는 어떻게 된걸까요? 맨처음 설명드렸듯 곶자왈엔 흙이 없습니다. 길에 보이는 흙은 숲 관리하시는 분들이 약간 뿌려놓은게 전부예요. 저 나무들은 살기위해 땅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주변 바위를 강하게 붙잡는다고 합니다. 그 바위들이 세월과 풍화와 압력에 못이겨 저렇게 부서진다고해요.
그리고 오른쪽에 수없이 많은 나무들이 모여있죠? 저렇게 좁은곳에 나무들이 저렇게 많이 자라다니... 혹시 저기에만 흙이 있어 그곳에만 집중적으로 자라난 걸까요? 아닙니다. 저 나무들은 사실 한그루의 나무랍니다. 보통 나무의 나이는 베었을때 나무의 나이테를 보고 나이를 알 수 있다고하죠? 곶자왈의 나무는 하나의 뿌리에 여러개의 나무줄기가 올라가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무의 나이테를 보고 나이를 짐작할 수 없다고 합니다. 못해도 몇백년이나 몇천년정도 나이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몇십년전에는 곶자왈의 풍경이 위의 사진과 같았다고 합니다. 키작은 나무들이 잔뜩있고 그 아래 가시덤불들이 엉키고 설켜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숲이였다고 하네요.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는 숲이라 자연을 그대로 간직할 수 있었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을 보면 가시덤불도 없고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정도로 보이지는 않죠? 그 이유가 바로 숲의 신비이며, 환상숲이라고 불리우는 이유입니다.
용암이 지나간자리, 돌밖에 없는 이곳에도 식물이 자라납니다. 처음엔 바위에 달라붙어 자라는 작은 나무와 풀들이 대부분이였겠죠. 그런 나무들이 이곳의 환경에 점점 적응하고 자라나서 숲을 이루게 됩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키작던 나무들이 점점 키가 커지게되고, 키가 커지면서 햇빛을 가려주던 것들이 제역할을 못하게됩니다. 그러면 그늘에서 잘 자라던 덩굴식물들과 가시덤불들이 점차 죽어가겠죠. 일부 가시덤불을 타고 나뭇가지에 올라간 덩굴들은 처음부터 걸려있던 것인듯 그렇게 살아가게 됩니다.
아이비(담쟁이덩굴)은 담벼락도 잘 타고 번식력도 좋죠. 습기를 좋아하고 나무나 땅을 기어다니는 늘푸른 덩굴나무입니다. 그런데 곶자왈 숲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잎사귀도 변하고 형태도 변하게 되네요. 푸릇푸릇 나무를 감싸듯 올라가는것도 아이비, 약간 큰 잎사귀로 듬성듬성있는것도 아이비, 오른쪽 나무줄기옆에 덜복숭이 덩굴처럼 생긴것도 아이비라고 합니다. 하나의 숲에 한가지 종의 식물이 여러가지 형태로 남아있다는것이 환상숲의 재미있는 점이예요.
그렇게 재미있게 설명을 들으며 도착한 곳은 숨골이라는 곳입니다.
곶자왈의 신비는 위에도 설명한것처럼 용암이 남긴 지형에 여러 식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여름이라 시원한 바람이 땅에서 나오는데 이곳을 숨골이라고 한답니다.
숨골에 앉아있으니 약간 험한 산길을 걷느라 생긴 땀이 씻겨나가는 느낌입니다. 움푹 파인 지형을 조심스레 내려가면 돌의 단면들도 볼 수 있고 하늘로 뻗은 숲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숲체험을 마치고 돌아오는길에 아이들을 위한 캐노피워크 나무집도 있고 족욕체험을 할 수 있는곳도 있고 정자도 있었습니다. 해설사님 아버지의 이야기, 해설사님의 이야기, 곶자왈에 대한 이야기 등등 적혀있는 글들도 볼 수 있었고 길에 적혀있는 좋은 글귀들도 가슴에 담아왔습니다.
다음에는 마스크 벗고 곶자왈의 모든것을 다시한번 느껴보고 싶습니다.
주소 : 제주시 환경면 녹차분재로 594-1
전화 : 064-772-2488
홈피 : 환상숲 곶자왈공원 (jeju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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