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집에서 발생된 전기차단기 관련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집 현관에 있는 전기차단기.. 예전엔 두꺼비집이라고도 불렀었죠. 집안의 전기는 여기를 통해 연결이 됩니다.
저는 전문적으로 전기를 배우진 않았지만 별거있나요? 연결되면 불 들어오고, 끊어지면 불 안들어오는거죠.
그리고 저기 차단기 스위치가 내려가있으면 그 차단기에 연결된 전열기기들이 꺼진다는건 알아요.
한달 전쯤부터 전기차단기 전체가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일주일에 1~2번정도? 저희집은 거북이 외부여과기가 돌기때문에 늘 주의하고 있어요.
작년 여름에 아파트 전체 정전이 한달에 3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여과기 청소를 해야 돌아갔거든요.
(지금은 여과기 교체 후 정전됐다 다시 전원 켜지면 알아서 여과기가 잘 돌아가서 다행이긴 합니다)
차단기가 떨어질때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항상 세탁기와 건조기를 같이 돌리고 있을때 발생하더라고요.
그래서 15살이 되어가는 세탁기를 의심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15년전 제품이고, 60도 이상으로 수온을 맞추다보니 전기를 많이 써서 그럴거라 생각했거든요.
와이프는 입으론 "싫다~ 짜증나~"를 외치고 있었지만 입은 웃고있습니다. 신혼 가전 중 세탁기와 에어컨만 아직 안바꿨거든요. 그래서 저는 열심히 세탁기를 알아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연락을 해봤습니다.
"X동 X호인데요~ 집에 차단기가 자주 떨어지는데 전기 점검 해주실 수 있나요?"
아파트엔 전기기사 또는 반장이 있기 때문에 토요일 오후 테스터기를 들고 방문해주셨습니다.
저도 엔지니어 생활을 오래 해보긴 했는데 가장 난감할때가 "다 안돼요~" 라고 말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가장 의심스러운 보일러실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전기반장님이 보일러실이 어느 차단기에 물려있는지 확인해주셨어요.
위에서 확인한 선로를 바탕으로 4번 차단기를 테스터기로 찍어보니 저항값이 이상하게 나옵니다.
'에휴~ 역시 세탁기 바꿔야하나보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세탁기와 건조기를 테스터기로 찍어도 정상범위로 나오는거예요. 갑자기 느낌이 싸~ 하네요. 이거 헛짚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원인을 못찾게되어 걱정이 되더군요.
위의 선로구성을 보고 보일러실의 모든 콘센트를 뽑았습니다. 그리고 4번차단기를 테스터기로 다시한번 측정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세탁기와 건조기를 빼도 값은 큰 변화가 없네요. 그래서 저곳에 있는 모든 콘센트의 플러그를 뽑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발견한 콘센트 하나. 저거 콘센트가 까맣게 탔네요. 저것도 몰랐다니...
저걸 빼고 값이 정상으로 돌아온걸 확인한 뒤 기쁜마음으로 건조기를 돌렸는데 바로 떨어지는 차단기...
방금 돌아가신 반장님 다시 전화로 불러서 확인해봤습니다. 아무래도 아까 저 멀티탭이 꽂혀있던 단자가 의심스럽더라고요.
저거 보이시죠? 접지단자가 타버렸어요. 생각해보면 멀티탭에 연결된 콘센트가 탔다면 2구단자도 탔을게 뻔한걸...
결국 단자 상태를 확인하고 분해해봤습니다.
저 옆구리 부풀어오른거 보이시나요? 저기가 전원선 연결하는곳인데 부풀어오르고 단자가 망가졌어요.
그래서 결국 잘라내고 단자도 들어냈습니다.
2구단자에 연결되는선은 총 6가닥입니다.
그중 2개는 흰색, 2개는 검정, 2개는 녹색입니다. (때로 빨간색도 있는 것 같아요)
녹색 접지선은 양끝에 하나씩 꽂아주고, 나머지는 2개씩 동일한 색으로 연결해주면 됩니다.
검정색 동그라미에 같은선을 꽂아주세요. 피복만 벗겨주고 동그란 원에 쑥 밀어내면 연결이 됩니다.
뺄땐 흰색 네모난 부분을 일자 드라이버로 꾹 눌러준 뒤 전선을 뽑아주면 쉽게 빠져요.
저 위에 불탄자국 보이죠? 이미 불타 눌어붙어 제 기능을 못한거였어요.
결국 보일러실의 세탁기나 건조기는 문제없었고, 그 옆방의 벽전원이 문제가 되어 차단기가 떨어진 거였어요.
2구단자는 전기반장님이 사무실의 재고를 가져와서 말끔하게 교체해주고 가셨고, 우리집엔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차단기가 떨어질때 처리방법을 간략히 정리합니다.
■ 아파트인 경우
1. 관리사무실에 연락하여 전기기술자 방문을 요청 (낮시간에 방문요청, 밤엔 전기 다루는거 위험해요~)
2. 차단기 떨어질때 공통적인 사항을 전기기술자에게 설명
3. 전기기술자에게 선로확인 후 전기콘센트를 하나씩 빼면서 차단기를 테스터기로 체크
4. 문제점이 발생된 장비를 수리 또는 교체
주택은 간단히 확인해줄 전기기술자가 없기 때문에 전기기사를 불러서 처리하는 방법이 최고예요.
집안의 전기 선로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전기선로를 안다고 해도 테스터기가 없으면 저항체크를 할 수 없어요.
다만 전기콘센트를 몽땅 빼놓고 하나씩 연결해가면서 확인하는 방법이 있긴하지만 전기제품이 많다면 확인은 힘들겠죠.
참! 전기작업을 할땐 전문가에게 맡기는게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간단한 작업이고 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안전에 신경써서 하셔야겠죠.
전등을 갈아야 한다면 전등의 차단기를 내려놓고 한다던지, 벽에 설치된 2구단자의 교체를 하기 위해선 해당구역의 차단기를 내려놓고 해야겠죠.
선로를 잘 모르겠다면? 집안 전체 차단기를 내려놓고 하면 됩니다. 어설픈 지식이 목숨과 연관되니 꼭 주의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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