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주말에 둘째가 친구들을 집에 잔뜩 초대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는 집밖으로 나가달라고 하네요.
그래서 처갓집에 갔다가 시간이 남아 극장에 들러서 영화를 보게 됐어요.

두 가족이 있습니다.
돈되는 일은 뭐든지 하는 형 양재환(설경구)
정직, 명예를 중요시 하며 세계로 봉사활동을 다니는 동생 양재규(장동건)
정직, 명예, 봉사하는 남편을 사랑하며 치매걸린 시어머니까지 돌보는 작은며느리 연경(김희애)
떡집에서 일하다 상처한 변호사를 만나 결혼하고 아기까지 낳은 큰며느리 지수(수현)
재환의 가족은 와이프 지수, 고3인데 자기 할일 확실히 하고 사촌동생까지 챙기는 혜윤과 갓 태어난 사랑이까지 네명
재규의 가족은 와이프 연경과 고2 시호, 그리고 치매걸린 어머니까지 네명입니다.

이 영화는 보복운전으로 사망사고에 이르는 사고를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조금 다른 장면이긴 하지만 대만에서 도로상 시비로 길을 막고 야구방망이를 꺼내 뒷차 유리창을 부숴요.
그러자 뒷차 운전자가 앞차를 들이받아 망가뜨립니다. 이 영화에선 비슷하지만 앞차 운전사를 차로 치어버려 사망에 이르게하고 앞차에 타고있던 8살 딸까지 사고로 뇌를 심하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앞차 운전사를 친 사람은 돈있는집 아들로 유명한 변호사인 재환에게 사건을 의뢰하고, 사고로 다친 불쌍한 아이는 동생 재규가 수술을 해 살려냅니다.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거라며 식사자리에서 형은 동생을 달래지만 동생은 그런 형이 너무 속물처럼 느껴져 거부감이 들죠. 돈만 밝히는 형, 그런 형에 달라붙은 젊은 형수도 마음에 안들어요.

한달에 한번 부모님들끼리 식사하는 시간에 혜윤(홍예지)은 소심하고 괴롭힘 당하는 사촌동생 시호(김정철)를 돌봐줍니다. 때때로 공부도 봐주지만 유튜브도 보고 술집에서 일탈도 하는 그런 흔한 청소년(?)들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부모님들끼리 식사하는날 학원 빠지고 혜윤을 따라 술집에 가서 놀다가 집에 오는길. 둘은 인적없는 곳에서 노숙자를 보게되고, 그 노숙자를 무차별 폭행한뒤 버려두고 도망갑니다. 경찰은 CCTV를 확보해 범인을 잡으려하고, 노숙자는 병원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리게 됩니다.
제목은 보통의 가족인데 보통인 사람들은 한명도 안나오는 신기한 영화입니다. 가장 정상인 사람은 취집(?)으로 팔자 핀 지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지수를 통해 보편적인 생각을 얘기하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아요. 그 이유는? 영화에서 확인~
성인 연기자들은 다들 연기 잘하는건 알고있는데 혜윤과 시호의 연기가 꽤 좋았습니다.
혜윤은 밝은 듯 하면서 언듯 보이는 광기, 시호는 괴롭힘당해 주눅들은 모습을 잘 보여줬어요. 그런다고 갑자기 노숙자를 구타할줄은 몰랐지만요.
설경구가 이런 말을 합니다.
부모의 마음은 내가 부모가 되어보니 조금은 알겠더라. 그런데 자식의 마음은 도저히 알수가 없다고...
저런 사고를 친 아이가 잘못한 걸까요? 그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뭔가를 하는 부모가 잘못된건가요?
아이들이 저런 스트레스를 받게되는 이 사회가 문제일까요? 여러가지 답하기 까다롭고 껄끄러운 주제가 영화에 가득 담겨있어요. 그걸 감독은 정답을 내려하지 않고 상황만 보여줍니다. 그런데 그 상황이 너무 암담하고 불편해 가슴이 얹힌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콘트리트 유토피아와 다른 부분으로 사회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영화예요. 하지만 한번쯤은 같이 생각할만한 주제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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